2024년 한 해 금융권을 뒤흔들었던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의 후폭풍 속에서도, KB금융은 결국 회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025년 1분기, KB금융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금융지주사 중 ‘넘버원’ 입지를 재확인했다.
■ KB금융, 2025년 1분기 순이익 1.6조 원 돌파
KB금융지주는 최근 공시를 통해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1조6,200억 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증권가에서 예측한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받는다.
■ ELS 손실 악몽 딛고…본업 중심 수익구조로 복귀
KB금융의 이 같은 실적 반등에는 ELS 손실 영향 감소와 전통 금융업의 회복세가 결정적이었다. 2023~2024년 동안 글로벌 증시 변동성과 홍콩 H지수 급락 여파로 은행·증권 계열사의 대규모 ELS 평가손실이 발생했지만, 2025년 들어 홍콩 지수의 안정화 및 추가 손실 반영 종료가 실적 부담을 크게 덜어냈다.
이와 함께 이자이익 중심의 전통적인 은행 수익 구조가 다시 주력으로 자리 잡으며 안정적 실적 기반을 마련했다.
■ 핵심 계열사 호조…은행·보험·카드 고른 성장
KB금융 실적의 가장 큰 견인차는 단연 KB국민은행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대출 규모도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수익성이 강화됐다.
- KB국민은행: 1분기 순이익 9,500억 원
- KB손해보험: 보험손해율 안정 및 언더라이팅 개선으로 실적 개선
- KB국민카드: 소비 회복세에 따른 결제액 증가와 대출 수익 증가
비은행 부문에서도 자산운용·증권 부문이 ELS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복귀했다는 평가다.
■ 배당·자사주 확대 기대감…주주친화 정책 ‘긍정적’
이번 호실적을 바탕으로 KB금융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KB금융은 이미 2024년부터 분기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는 적극적인 주주정책을 펼쳐왔으며, 2025년에는 연간 배당성향 30% 이상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한 자사주 소각 정책도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장기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국내 금융지주 순위 재편…“KB vs 신한” 1위 경쟁 본격화
KB금융의 이 같은 실적은 국내 금융지주 순위 구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2024년까지는 신한금융이 실적 측면에서 KB를 소폭 앞서기도 했지만, 2025년 들어 KB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1위 탈환에 성공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ELS 손실이라는 돌발 리스크가 정리되자, 본래의 펀더멘털이 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2025년 한 해 KB와 신한의 실적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금융지주주 투자, 다시 기회인가?
고금리 시대의 막바지에 접어들며 은행·금융지주주에 대한 투자 관심도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높은 배당 수익률,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한 금융지주사들에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으며, KB금융은 그 중심에 있다.
ELS 악재 해소, 실적 반등, 주주가치 제고라는 ‘3박자’ 회복 흐름은 KB금융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결론: "ELS는 지나갔다, KB금융은 돌아왔다"
한동안 KB금융의 발목을 잡았던 홍콩 ELS 이슈는 이제 과거의 그림자가 되었다. 2025년 1분기 최대 실적은 KB금융이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앞으로 금리 정책, 자산 건전성, 글로벌 리스크 등 변수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내실 있는 수익구조와 공격적 주주환원 정책은 KB금융의 향후 주가에도 탄탄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